서론
나는 책을 고를 때 제목도 중요하지만, 부제도 유심히 보는 편이다.
‘경계를 부순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 처음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지만, 부제가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책은 제3자의 시선에서 토스팀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서술한다. 이미 10년도 지난 이야기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인터뷰와 자료 수집에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고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자신이 속한 토스팀이 어떻게 지금의 규모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는지를 최대한 과감하게 기록하고 싶어 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토스가 비바리퍼블리카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토스는 무려 아홉 번째 프로젝트였다. 이렇게 훌륭한 서비스를 만들기까지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첫 프로젝트는 ‘울라블라’라는 서비스였다.
친구들끼리 만나서 추억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 앱이었다고 한다. 2013년 당시를 떠올려 보면, 페이스북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울라블라는 1년 4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토스가 지금까지도 지켜오고 있는 제1원칙인 ‘고객 중심주의’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결국 서비스를 쓰는 건 고객이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고객이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 것이다.
첫 실패 이후에도 토스는 여러 프로젝트를 시도했지만, 대부분 오래가지 못하고 실패를 반복했다.
이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이승건 대표는 팀원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아이디어를 모아오도록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바로 토스였다.
이후부터는 토스가 어떤 문제들을 어떻게 하나씩 해결해 나갔는지가 책에 자세히 담겨 있다.
읽으면서 신기했던 점은, 매번 위기의 순간마다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적절한 시기에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문화였다. 문화란 모든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 갈 때 비로소 힘을 가진다고 생각하는데, 토스 구성원들은 마치 그 문화를 DNA처럼 공유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며칠 밤을 새우기도 하고, 의견이 달라도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밀어붙여 증명해 보이기도 하며, 하루 종일 지표를 모니터링하다가 작은 성과에도 함께 기뻐하는 모습까지.
‘진짜 자기 일에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몰입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인상 깊었던 구절
“토스팀의 구조와 문화, 제도는 모든 구성원을 뛰어난 역량과 높은 책임의식을 가진 어른으로 대우한다는 기본 전제에서 시작했다. 이러한 대원칙은 토스팀이 5명에서 2000명에 이르는 큰 조직이 되어가는 동안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 2장 정성스럽게 그러나 포악하게, 95p
여기서 놀라웠던 점은 직위나 직책으로 사람을 수직적으로 나누는 대신, 모두를 수평적으로 바라보며 잠재력을 가진 어른으로 대우한다는 점이었다.
보통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책임지는 자리에 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잘못되면 그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스는 다르다. 모두가 실권자이고, 잘못되면 스스로 책임진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토스팀의 문화에는 공화주의적 면모가 녹아들어 있다. 회사명을 ‘공화국 만세!’라는 뜻의 비바리퍼블리카라 정했을 만큼 이승건은 공화정을 흠모했다.” - 2장 정성스럽게 그러나 포악하게, 97p
공화주의 사회의 시민은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책임감과 도덕성을 가진다. 개인의 자유보다 공동체의 이익을 더 중시한다.
책 속에서도 누구든 대표에게 직접 의견을 전할 수 있고, 대표 역시 설득된다면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고집이 세진다고들 하지만, 토스는 달랐다. 모두가 성인은 아니지만, 적어도 열려 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개인의 이익보다 조직의 미래를 선택한다.
어쩌면 현대 사회의 작은 공화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능한 인재의 99%는 제한 없이 신뢰받는다고 느낄 때 훨씬 더 역량을 발휘한다.” - 3장 세상에서 가장 빨리 크는 스타트업 97p
신뢰란 어디까지 가능할까? 정말 모든 권한을 맡겨도 괜찮을까?
대부분의 회사는 직급 체계를 통해 책임의 범위를 나눈다. 하지만 토스는 모두 같은 수평선 위에 있다. 개발자라도 확신이 있다면 PO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런 문화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법도 한데, 토스는 그것을 실제로 해내고 있다.
이 대목에서 개인적인 경험이 떠올랐다.
전 직장에서 잠시 팀장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나는 4년 차였고, 개발자 중 최연소 팀장이었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당시 팀장님이 나를 추천해 주셨다.
그 신뢰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팀원들과 함께 일했는데,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정말 잘 해주었다. 만약 그때 그런 믿음이 없었다면, 내가 과연 그렇게 해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금융에서 사람이 가장 자주 하는 행위는 송금과 조회, 그리고 결제입니다. 결제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토스를 계속 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드는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 5장 위대한 도전이라는 신호 238p
현대 사회에서 사업의 핵심은 결국 ‘계속 쓰게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계속 사용하는 서비스에는 공통점이 있다. 간편하고, 직관적이며, 불필요한 복잡함이 없다.
그래서 ‘Simple is the Best’라는 말이 떠올랐다.
토스는 사람들이 어디서 불편함을 느끼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항상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한다. 그 점이 지금의 성장을 만든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마지막 느낀 점
나 역시 한 명의 개발자로서, 언젠가 꼭 함께 일해 보고 싶은 회사 중 하나가 토스다.
그 이유를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며 무언가를 만들어냈을 때, 내가 한 단계 더 성장해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나도 그런 신뢰 속에서, 그런 자율성 안에서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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